Month: 2016 2월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아시아 패러독스에 대한 한반도의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오늘날 동북아시아지역의 경제 성장과 시장 확대는 동북아 국가들 간의 활발한 교류와 협력의 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2015년 8월을 기준으로 일본과 한국은 각각 중국의 제2, 제3 무역상대국이며, 한중 FTA도 올해 발효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동아시아 국가 간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정치·안보 분야에서의 갈등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현상을 ‘아시아 패러독스’라 한다.

북핵문제는 북한이 1980년 핵개발에 착수한 이후 동아시아 안보적 평화 협력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어왔다. 지금까지 북한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총 4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했고, 이를 정권유지를 위한 정치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뿐 아니라 문제 해결에 대한 주변국의 입장차이도 좁혀지지 않아 북핵은 여전히 국제사회에게 큰 위협으로 남아있다.

21세기 들어 일본사회가 우경화되고 중국이 급격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대국으로 부상하면서 동아시아 안보적 평화협력에는 장애물들이 추가되었다.  과거부터 지속되어왔던 한·중·일 3국간의 역사논쟁은 그 주제가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위안부 보상문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중국의 동북공정, 독도·댜위다오를 둘러싼 영토분쟁 등으로 확대되었다. 역사논쟁과 영토분쟁이 3국 관계에 미치는 파급력 또한 어느 때보다 커져 논란이 될 때마다 기능적 협력마저 마비시킬 정도이다.

나아가 미국이 아시아 회귀정책을 펼치면서 아시아 패러독스는 심화되었다.  ‘아시아의 맹주’로 급부상한 중국은, 자국 주도하의 경제 공동체를 조성하여 주변국들을 끌어들이고 있고, 타 국 영토와 영해에 영유권을 주장하며 주변국들과 대립하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중국을 견제하는 중이다. 지난 10월 27일, 미국 이지스함 ‘라센’이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에 위치한 인공섬에 진입하여 중미 간의 긴장감을 고조시킨 것은 두 나라간의 신경전을 여실히 보여 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은 이런 미국을 끌어들여 중국과의 대립구도를 더 선명하게 그어놓는 중이다. 특히 최근 아베 정권은 미국을 등에 업고 평화헌법을 개정하고 안보법안을 통과시켜 보통국가화 되어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한국의 미래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아시아 패러독스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한국 정부는 한국이 가야 할 길로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이는 한국의 주도하에 동북아시아 역내 주요 국가들이 다자협의체를 구성하여, 우선 정치적 협력보다는 기능적 협력이 필요한 환경, 에너지, 재난관리 등의 연성안보이슈부터 대화를 시작해 대화의 범위를 점차 정치적 협력을 필요로 하는 북핵문제, 영토분쟁 등의 경성안보까지 확대해 나가자는 구상이다.  또한 북한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한반도 이슈까지 해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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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8일 미 의회 연설 중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공식 제안하는 박근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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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 북한의 수소폭탄과 SLBM

지난 1월 6일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제 1비서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진 제 4차 핵실험을 통해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대한민국 국방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수소폭탄 실험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밝혔으며, 국제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는 수소탄 실험 성공의 진위 여부에 대해 핵전문가들이 회의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일반적으로 ‘수소폭탄 핵실험 성공 발표’는 국제 사회에서 북측의 블러핑(bluffing)으로 인식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이번 실험을 통해 수소폭탄을 완성 했는지의 사실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보다 중요한 사실은 여러 가지 정황을 조합해 보았을 때, 북한이 열핵탄두¹를 탑재한 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이라는 치명적인 제 2격 능력(Second strike capability)을 확보해나가려는 강한 목표의식을 지속적으로 표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SL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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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SLBM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신포급 잠수함의 원형인 구 소련제 골프급 잠수함

북한은 2013년 함경도 신포에 SLBM 시험 시설을 설치한 이후 지속적으로 관련 시험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5월에는 수중에서 SLBM 모의탄의 사출 시험을 실시했으며, 제 4차 핵실험 이전인 지난달 21일에도 동일한 시험을 시도한 바 있다. SLBM은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의 약자로 잠수함에 탑재된 수직 발사관에서 발사되는 유형의 탄도 미사일을 의미한다. SLBM은 제 2격 능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위협적인 무기체계이다. 제 2격 능력이란 적국으로부터 제 1격(first strike)을 받더라도 이를 견디어 낸 후, 2차로 상대방에게 감당할 수 없는 반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핵 미사일을 탑재한 전략 잠수함은 고도의 은밀성을 토대로 제 1격을 피해 생존한 후, 탑재된 핵무기를 사용하여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보복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무기 체계이다.

물론 아직 북한이 완벽한 SLBM 기술을 확보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되며, 전략원잠을 보유한 5대 핵강국 수준의 전력을 완성시킬 수도 없다. SLBM이 진정한 전략무기로써 완성되기 위해서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일정 기간 마다 수면으로 부상해야 하는 디젤 구동 잠수함과 달리 장기간 수중에서 작전이 가능하기에 고도의 은밀성을 지니며, 기동력 측면에서도 우월하다. 이러한 전략원잠을 개발하고 건조하는 데는 고도의 기술과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기에 현재 알려진 북한의 기술력과 예산을 고려했을 때 개발은 불가능에 가깝다. 북한의 KN-11 미사일이 탑재될 것으로 예측되는 플랫폼은 구 소련제 골프급 잠수함(사진)을 기반으로 개발된 신포급 디젤 잠수함이며, 1~2발 정도의 탄도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재 지상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조차 완전히 감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디젤 구동 잠수함이나마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SLBM은 충분히 위협적인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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